엄마가 무릎이 안 좋으세요. 한 달에 두 번 병원을 가셔야 하는데 항상 아빠가 모시고 갔어요.
근데 아빠도 올해 예순다섯이시거든요. 운전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셨어요. 눈도 침침하시고요.
그걸 보면서 아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엄마를 내가 모시고 갈 수 있을 텐데 그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사실 운전이 무서워서 면허 딴 후로 한 번도 안 했거든요. 7년째 장롱면허였어요. 근데 이건 무서워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어요.
안양에 부모님이 사시는데 저도 안양에 살고 있어요. 병원은 군포 쪽에 있습니다.

빵빵드라이브를 검색해서 찾았어요. 전화했더니 안양에서 바로 해주신다고 해서 좋았습니다. 상담해주신 분이 되게 친절하셨어요.
"부모님 병원 모시고 가려고요" 했더니 강사님이 "그 루트 위주로 해드릴게요" 하셨습니다.
1일차는 월요일 오전 11시였어요. 안양 집 앞에서 시작했는데 날씨가 좀 흐렸어요.
강사님이 차 타자마자 "긴장하지 마세요 제가 옆에 보조 브레이크 있어요" 하셨어요. 그 말에 좀 안심이 됐습니다.
기본적인 조작 익히고 동네 도로를 천천히 돌았어요. 속도 20에서 시작했는데 그것도 무서웠어요 ㅠㅠ
강사님이 "괜찮아요 이렇게 시작하는 거예요 내일은 좀 더 나아질 거예요" 하셨는데 정말 그랬어요.

2일차에는 안양에서 군포 쪽으로 가는 길을 달려봤어요. 왕복 4차선 도로였는데 전날보다 확실히 덜 떨렸습니다.
차선 변경을 처음 했는데 깜빡이 켜고 미러 확인하고 고개 돌려 사각지대 보는 거까지 강사님이 순서대로 알려주셨어요.
"깜빡이, 미러, 고개, 이동" 이 네 단어를 계속 말하라고 하셨어요. 지금도 차선 변경할 때 속으로 이거 읊어요 ㅋㅋ
3일차에는 실제 병원까지 가는 길을 전부 달려봤습니다. 안양에서 출발해서 군포 병원 앞까지요.
병원 근처에 회전교차로가 있는데 처음에 진입을 못 했어요. 차가 계속 오니까 타이밍을 못 잡겠더라고요.
강사님이 "왼쪽에서 차 지나가면 바로 들어가세요 망설이면 더 못 들어가요" 하셨는데 맞는 말이었어요. 두 번째에는 바로 들어갔습니다.

병원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도 했어요. 병원 주차장이 좁거든요. 후진 주차 네 번 했는데 마지막에 깔끔하게 들어갔어요.
4일차에는 혼자 운전하는 것처럼 강사님이 거의 말씀을 안 하셨어요. 안양 집에서 병원까지 왕복을 혼자 하듯이 했는데 한 번도 안 막혔습니다.
끝나고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하셨는데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그 다음 주에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엄마 나 데리러 갈게." 엄마가 "뭐? 너 운전 할 줄 알아?" 하시더라고요 ㅋㅋ
엄마 태우고 병원 가는 길에 엄마가 옆에서 "우리 딸 언제 이렇게 컸어" 하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길가에 잠깐 세우고 울었습니다.
아빠도 "이제 안심이다" 하셨어요. 지금은 엄마 병원은 제가 담당이에요. 이거 하나만으로도 운전 배우길 정말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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