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9년을 손도 끼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학생 때 급할 때를 위해 따놓았는데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까 자동차는 남편 것만 탔거든요 ㅋㅋ 그래서 실제로는 초보운전자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학원을 여러 곳에 보내야 하는 일이 생겼거든요. 시간표가 복잡해지니까 남편 혼자로는 불가능했습니다. 회의와 회의 사이에 아이 학원을 데려다주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차에 앉는 것도 무서웠는데 아이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용기를 내볼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좋은 강사 없냐고 물어보니까 몇 군데를 추천받았습니다.
여러 운전학원의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4일 코스는 대부분 40만원에서 55만원 사이였거든요. 10시간 기준이나 12시간 기준이나 거의 유사한 가격대였습니다. 저는 이 학원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후기에서 강사가 절대 안 미친다 완전 부드러운 스타일 이런 평가들이 많았거든요.
저는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라 혼내는 식의 교육에는 정말 취약합니다. 그래서 이런 평가가 정말 결정적이었습니다. 4일 48시간 코스에 45만원이어서 시간당 약 9천원 정도였는데 이 정도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일차 아침 9시에 출발했습니다. 강사님이 정말 부드러운 인상이셨습니다. 처음 인사부터가 편했거든요. 차량 설명을 해주실 때도 강압적이지 않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늘은 기초 중의 기초인 시동, 변속기, 브레이크와 액셀을 배웠습니다.
처음 핸들을 잡았을 때 손이 아주 떨렸습니다. 강사님이 그걸 보시더니 이건 정상이에요, 다 이렇게 시작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한마디가 정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ㅠㅠ 첫 1시간은 거의 정지 상태에서 출발, 정지 연습만 했습니다.
1일차 후반부에는 한적한 주택가 도로로 나갔습니다. 차가 거의 없는 도로에서 처음으로 진짜 운전을 해봤습니다. 빨리 가지 말고 천천히만 해도 된다는 강사님의 말씀이 계속 제 귀에 맴돌았습니다. 하루 4시간을 했는데 마지막 30분 정도는 좀 나아졌습니다. 강사님이 좋습니다,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라고 칭찬해주셨어요.
2일차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차선 유지, 속도 조절, 신호등 준수를 배웠습니다. 신호를 기다릴 때 발을 떨고 있으니까 강사님이 발을 살짝 떼세요, 그럼 덜 떨려요라고 팁을 주셨습니다.
2일차 오후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앞으로 주차하기부터 시작했는데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거리감을 못 잡아서 3번을 빼고 다시 했습니다. 강사님은 한 번도 아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지적하지 않으셨습니다. 매번 다시 해볼까요라고 묻듯이 말씀하셨어요.
3일차에는 교통량이 조금 많은 도로로 나갔습니다. 좌회전, 우회전이 있는 교차로 연습이 주였습니다. 항상 무섭던 부분인데 강사님이 대기선을 넘지 마시고, 신호 보고 천천히 돌리세요라고 몇 번이나 반복해주셨습니다. 안심이 되었습니다.

3일차 후반에는 평행주차를 배웠습니다. 이건 진짜 어려웠습니다. 백미러를 봐야 하고 사이드미러를 봐야 하고 동시에 핸들을 조작해야 하니까 정말 복잡했거든요. 여러 번 실패했지만 강사님은 절대 답답해하지 않으셨습니다. 괜찮습니다, 이건 나중에 습관이 되어요라고 계속 격려해주셨습니다.
4일차는 가장 기대되는 날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오늘은 최대한 실제 상황처럼 운전해보겠습니다라고 하셨거든요. 실제로 제가 자주 가는 마트 길, 아이 학원 길을 직접 운전했습니다. 신호도 많고 차도 많아서 긴장했지만 강사님이 옆에 계셔서 든든했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여기서는 천천히 가세요 신호 확인하고 나가세요 이런 식으로 가이드해주셨어요.
4일차를 마칠 때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어요. 처음에는 느리고 조심스러우시겠지만 그게 정상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이 정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권위적으로 합격입니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믿어주는 느낌이었거든요.
지금 4일차 수업을 마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정말 떨려서 가까운 거리만 다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법 자신감을 가지고 아이 학원도 데려다주고 마트도 갑니다. 남편이 옆에 타지 않아도 운전해요.
4일 45만원이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값진 투자였습니다. 운전학원 가는 거, 학원비,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었으니까요. 이 강사님 없었으면 절대 이렇게까지 올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같은 불안감을 가진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강사님은 절대 미치지 않고 오로지 학생이 편해질 때까지 인내심 있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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