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제 잘못은 아니었어요, 신호에 걸리지 않은 차가 갑자기 나타난 거였거든요. 아무튼 그 이후로 운전대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이 떨렸어요. 심장이 철렁했어요. 불안감이 극도였습니다.
안양 평촌동에 사는데, 아이들 때문에 정말 많은 불편함이 생겼습니다. 어디든 버스와 택시로만 다녀야 했거든요. 병원도 예약을 잘못하면 가지 못했고, 아이의 학원도 시간을 못 맞추곤 했습니다. 남편이 항상 피곤해했어요. 내가 혼자 차를 못 다닌다는 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정신과 의사한테 가봤는데, '시간이 시약'이라고 했습니다. 근데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다시 한 번 운전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어도 온몸이 떨렸습니다.
친구가 제안했어요. '운전 치료 같은 게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운전연수를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에서 '사고 불안감 운전연수', '운전 트라우마 극복'이라고 검색했어요. 빵빵드라이브 리뷰에 '사고 후 운전 복귀'라는 후기가 있었어요.
가격은 3시간에 25만원대였습니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이 불안감을 못 견뎌낼 바에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많은 시간을 잡지 않고 3시간 원데이로 했습니다. 너무 길면 또 다른 트라우마가 생길까봐...
예약할 때 상담사에게 사고 이력을 말했습니다. '교통사고 이후 운전을 못 했는데 이제 시작하고 싶다'고요. 상담사가 '저희 선생님들이 그런 경우도 많이 다루셨으니 괜찮을 거 같습니다'라고 했어요.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만날 날, 저는 극도로 긴장했습니다. 선생님이 오셨는데 50대 여성 선생님이셨어요. 처음 말씀이 '괜찮습니다, 천천히 합시다'였어요. 그 한마디로 벌써 눈물이 났습니다.

처음 30분은 아예 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선생님이 운전을 하시고 저는 옆에서 차의 움직임을 봤어요. '차가 왼쪽으로 갈 때 어떻게 느껴지는가, 오른쪽으로 갈 때 어떻게 느껴지는가를 먼저 느껴보세요'라고 했습니다. 20분 정도 그렇게 있으니까 조금 진정이 됐어요.
다음 30분은 주차장에서 연습했습니다. 안양 평촌동의 한적한 주차장이었어요. 선생님이 '여기서는 차가 없으니 걱정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손이 떨렸습니다. 한 2년 만에 핸들을 잡는 거였거든요.
주차장에서 천천히 움직였어요. 가속도 조심스럽게, 브레이크도 조심스럽게.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대로 하세요'라고 했을 때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주차장을 돈 후에 한 사람씩 주차 연습을 했어요.
그 다음은 차가 별로 없는 주택가로 나갔습니다. 안양 호계동 쪽의 조용한 동네였어요. 선생님이 '천천히 가세요, 속도는 상관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정말 천천히 갔어요. 대략 20km 정도의 속도로요. 신호도 만났는데 '깜빡이를 먼저 켜고, 천천히 돌린다'고 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그렇게 천천히 다녔어요. 차도 별로 없었고, 좌회전, 우회전, 신호 정도만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큰 도전이었습니다.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어요.
마지막 30분은 좀 더 나가봤습니다. 안양 호계동의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그래도 5시간대 저녁 시간이었거든요. 차가 많지 않았습니다. 신호도 여러 번 만났는데 '전에처럼 깜빡이, 천천히 돌린다' 했어요. 한 번 좌회전에서 긴장했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보여서. 하지만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기다리세요'라고 했고, 제가 멈췄을 때 맞은편 차도 멈췄어요.
3시간을 다 마쳤을 때 비용은 25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낸 것만으로도 가치 있었어요. 선생님이 '앞으로 계속 천천히 다니세요, 언제든지 다시 오셔도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연수를 받은 지 10일 됐습니다. 아직도 떨립니다. 하지만 전처럼 극도의 불안감은 아니에요. 차를 타는 게 이제는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천천히 자신감을 다시 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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