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정확히 5년을 운전대를 한 번도 잡지 않았습니다. 신혼 초에 남편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운전에 대한 공포심이 자꾸만 커졌거든요. 특히 지하주차장이 정말 무서웠어요. 어두컴컴한 공간에 갑자기 들어가는 게 심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우리 집 근처에도 마트가 여러 개 있는데, 다 지하주차장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남편한테 부탁했습니다. "여기 한 번만 주차해줄래?" 하면서요 ㅠㅠ.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더더욱이었어요. 혼자 아이 데리고 마트 가는 것도, 병원 가는 것도 전부 택시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에 남편이 출장을 자주 가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못 나갈 수는 없었고, 결국 아이를 데리고 차를 타야 하는 상황이 닥쳤거든요. 그날 지하주차장 입구를 보니까 진짜 눈물이 그냥 나더라고요. 그때 정신을 차리고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안양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안양 석수동 쪽에 좋은 학원이 있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전화했을 때 상담사분이 "지하주차장 때문에 오시는 분들 많습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연습하면 됩니다" 이러셨습니다. 아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요.
가격은 4일 12시간에 42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2시간이 과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상담할 때 "지하주차장은 시간이 좀 필요해요. 여러 번 연습해야 감이 오거든요" 이러더라고요. 내돈내산으로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일차는 안양 석수동 주택가에서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운전 자세부터 다시 배웠고, 차의 크기감을 느껴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지하주차장 가기 전에 먼저 일반 도로에서 완전히 편해져야 합니다" 이러셨어요. 그 말이 정말 현명했습니다.
2일차에는 안양 비산동 쪽으로 나가서 좀 더 복잡한 도로에서 운전했습니다. 신호도 많고, 우회전도 많고, 차선 변경도 해봤습니다. 선생님이 매번 "좋아요, 조금 더 자신감 있게 가세요" 이러면서 격려해주셨어요. 정말 심리적으로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3일차 오전에는 드디어 지하주차장 들어갈 차례였습니다. 제일 처음 들어간 곳은 안양 부림동 근처 마트의 지하주차장이었습니다. 입구를 보니까 또 두렵더라고요. 선생님이 "입구에서 천천히 머리부터 집어넣듯이 들어가세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이러셨습니다. 그 한 마디로 마음을 먹고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처음 시도는 정말 힘들었어요 ㅋㅋ. 어둠에 눈이 안 익으니까 거리감이 안 잡혔거든요. 기둥과의 거리도 잘 모르겠고, 다른 차와도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불안했습니다. 선생님이 "이 정도면 정상입니다. 계속 해보세요. 눈이 적응됩니다" 이러면서 옆에서 계속 가이드해주셨어요.
5번 정도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했을 때쯤, 갑자기 "아,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둥을 지나갈 때의 거리감이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했거든요. 6번째 시도에서는 상당히 깔끔하게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제 감이 오셨어요" 이러셨어요.

3일차 오후에는 다른 지하주차장들을 돌아다녔습니다. 안양 호계동 쪽 쇼핑몰도 가봤고, 다른 마트들도 가봤어요. 각각의 주차장이 다르다는 걸 배웠습니다. 천장 높이도 다르고, 기둥도 다르고, 빛의 밝기도 다르거든요. 그래서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4일차는 정말 혼자서 해보는 연습이었습니다. 가긴 하되, 선생님은 최대한 말씀을 안 하시고 제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유도하셨어요.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3번째 지하주차장부터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에 "이제 정말 혼자 가셔도 됩니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4일 12시간 42만원은 솔직하게 말해서 적지 않은 비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잘 썼어요. 아이를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혼자 마트 가서 장을 보고, 병원도 혼자 갈 수 있게 됐거든요. 그게 얼마나 큰 자유인지 모릅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3주째입니다. 지하주차장을 들어갈 때마다 여전히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더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적응이 됐고,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안양에서 받은 이 연수가 제 인생을 정말 많이 바꿨습니다.
지금 남편한테 자랑거리가 생겼어요. "나 이제 지하주차장 혼자 들어갈 수 있어" ㅋㅋ. 그게 남편한테는 얼마나 신기한지 "와, 완전 달라졌다"고 합니다. 5년 동안 운전대를 못 잡았던 제가, 이제는 주차까지 자신감 있게 하니까요. 정말 감사하고, 정말 잘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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